평소 아기가 원하면 어느곳에서든지 수유를 해왔기 때문에 미리 수유실 여부를 미리 알아보고 기차를 타지는 않았다.
일년전에도 기차를 타고 대전에 다녀왔는데 그 땐 평일이라 객실에 사람이 적어 그냥 내 자리에 앉아서 수유를 했었다. 백일도 되기 전이라 아기가 품에 쏙 들어와서 정사각형 천기저귀를 덮고 수유하면 별로 티가 나지 않았었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귀경길인지라 사람이 많아 자리에서 수유하기가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다른이들의 시선도 시선이지만 우선 내 좌석에서 만 14개월 아기에게 젖을 물릴 공간 확보가 되질않았다. ktx일반실을 앞, 뒤, 옆 공간이 매우 좁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안내책자를 보았다. 그러나 수유실 위치 안내가 없었다.
'어라? 수유실이 없는 거야?' 생각하며 살짝 열받다가 다시 생각하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속열차에 이런 시설이 없을리 없다 생각하며 승무원을 기다렸다.
역시.. 문의하니 수유실이 있었다. 우와~~~
그런데, 대답이 좀... 옆칸에 가면 커텐 달린 곳이있는데 거기가 수유실이란다.
가보니 정말로 커텐으로 가려놓고 손바닥 보다도 작게 수유실이라고 써있다.
수유실로 들어가면서 커텐이라는 점에 좀 불안했다.
언제나 그렇듯 걱정스런일이 결국 발생했다. 누군가 수유중에 커텐을 열려고 했던 것이다. 분명 버클을 잠그면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는데 말이다.
뭐.. 열어도 볼 것은 없으나... 때에 따라 상의를 풀어헤치고... 수유할 경우도 생기는데 아마 그런 상황이었으면 얼마나 난감했을까 싶다. 지금은 아기가 자라서 한쪽만 얼른 수유하지만 때에 따라 아기가 양쪽을 다먹겠다고 할때도 있다. 그런 경우엔 난감 그자체 아니겠는가?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와 앞의 문제점 이외에 몇가지 건의 사항을 코레일 고객의 소리에 올렸다. 그 뒤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이제야 답변을 확인했다.
다음은 나의 글
안녕하십니까?
추석을 맞이하여 ktx를 이용하여 고향 방문을 여유있게 할 수 있어 무척 좋았습니다.
아직 수유중인 아이가 있어 빠른 ktx가 있어 더욱 편안한 여행이었지요.
다만, 수유실에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껴 건의 합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의 건의가 있었는지 미리 살펴보았지만,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 듯 하여 저도 건의해봅니다.
첫째, 수유실의 위치 안내를 책자에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열차내 여러 편의 시설 안내가 책자에 잘 안내되어있으나 수유실 표시는 찾을 수 없더군요. 처음엔 수유실이 없는가보다 하고 포기하려다 마침 승무원께 문의하여 수유실이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승무원에게 물어 아는 방법도 있지만, 안내 책자에 실린다면 여러 모로 편리하리라 생각합니다.
둘째, 수유실 커텐을 문으로 바꿔주세요.
수유실은 문이 아니라 커텐으로 되어있더군요. 물론 안에서 버클을 잠그면 밖에 사용중이란 불이 들어오도록 해 놓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만큼 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유를 위해 들어가면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역시나.. 갑작스럽게 커텐을 열려고 하는 분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다행히 안에 제가 있는 것을 알고 열지는 않으셨지만 마음만 먹으면 손으로 커텐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형태이지요. 심지어 손을 집어넣어 버클을 눌러 열 수 도 있는 커텐은 반드시 문으로 교체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수유실의 의자를 바꿔주세요.
굳이 자동으로 접히는 의자를 넣으신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편안한 고정 의자라면 수유에 더욱 좋겠네요.
넷째, 벽면의 수납장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거나 없애고 옷걸이를 달아주세요.
수유실 공간이 무척 좁더군요. 흔들리는 열차에서 아이의 머리가 모서리에 부딪힐까 무척 조심스러웠답니다. 수납장이 있는 것은 좋았으나 누군가가-수유하시는 분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버린 쓰레기가 그대로 놓여 있기 까지 한 것을 보니 없는 편이 좋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엄마의 가방이나 겉옷을 걸 수 있는 옷걸이정도로 대체하면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아기가 생긴 뒤로 열차 여행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답니다.
대한민국 수유실의 변화를 주도하는 코레일이 되기를 바라면서
수유실 개선을 건의합니다.
여기부터는 코레일 답변
안녕하세요? 고객님!
저는 코레일 고객의소리 담당자입니다.
이번 추석에 KTX를 이용하시어 고향방문을 잘 하셨다니 철도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까지는 수유실을 문의하시는 고객님들은 많이 있으셨지만 고객님처럼 요목조목 짚어주시는 고객님은 처음인것 같아요
보내주신 좋은 의견은 모쪼록 모든 아기를 가지신 분들의 공통된 생각이라 사료됩니다.
- 먼저 수유실의 위치 안내를 책자에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KTX매거진 "고객편의시설란"에 추가로 등재하여 모든 분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 수유실의 시설문제는
수유실의 문 : 커텐설치, 수유실 의자 : 접이식 의자 문제는 현재의 작은공간으로 인하여 개량이 불가합니다. 하지만 향후 대수선기간 도래시(2012년)에 고객님께서 제안하신 내용을 보완할 계획에 있습니다.
- 수유실 벽면의 수납장 모서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기님들에게 아픔을 줄 수 있는 문제이므로 최단시간내에 모서리 -> 라운딩 처리, 불가할 시 모서리 ->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보완하겠습니다.
고객님의 수유실 개선을 건의하신 내용이 충분히 공감이 가고 미리 개선을 하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고객님의 곁에 함께하는 철도가 되기위해 저희는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고객님의 아이에게 모든 행복과 건강과 이쁨이 함께하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답변을 보고 다소 놀란 점이 있다.
바로 요 부분
(지금까지는 수유실을 문의하시는 고객님들은 많이 있으셨지만 고객님처럼 요목조목 짚어주시는 고객님은 처음인것 같아요 )
때문에... 설마..
수유실이 필요한 엄마들이 많았을 것같은데.. 아마도 여행후 육아에 바빠 건의하기가 쉬지는 않았을 것도 같다.
그리고
수유실의 문 : 커텐설치, 수유실 의자 : 접이식 의자 문제는 현재의 작은공간으로 인하여 개량이 불가합니다. 하지만 향후 대수선기간 도래시(2012년)에 고객님께서 제안하신 내용을 보완할 계획에 있습니다.
수유실 문, 의자 등의 불편 개선은 2012년 까지기다려야 한다는 답변도 역시 깜짝.....
하지만... 많은 엄마들의 건의가 계속된다면 시기가 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꼭 문이 아니어도 커텐 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공간 확보도 가능한 다른 대체재가 있을 것이 분명하고.
어쨌든.. 어쨌든 변화를 하려는 시도하는 고속철도라 생각하고 더나은 수유실을 기다려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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